대체 왜...

화요일에 엄마가 손자 보고 싶다며 잠시 포동이를 보고 가셨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집에 별일 없는지 물어보게 되었는데...

 

아빠가 사고를 쳤다고 한다.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지금 2 금융도 아닌 곳에서 대출을 갚고 있으면서, 부동산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했단다.

허...

나이 65세 먹고 그렇게 사리분별이 안되나...

지금 아빠에게 바라는 건 건강하고! 남아있는 대출을 갚고 조용히 사는 건데...

 

아빠는 지금이 아니라 과거에 한창 잘 나갔을 때 사기를 당했다.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지만, 당시에 부천 청약이 되어 아파트 계약금, 잔금에 쓰일 돈을 다 뺐다고 들었다.

엄마는 그게 천수의 한이다. 조금씩 더 모아둘걸, 부천 아파트는 무리해서라도 갈걸 등등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던 엄마의 손은 공장 납품검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엄마의 알바비용으로 다섯 식구 생활비를 썼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쌓인 엄마의 한은 뇌를 망가뜨려 도파민 분비가 제대로 안되게 되었고, 결국 2018년 말에 파킨슨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그런 엄마를 곁에 두고서... 말도 안 되는 부동산 사기를 당하다니...

불쌍한 우리 엄마...

 

아빠는 이기적이다. 부동산 투자라는 걸 할 때 자기 자신만 생각했다.

가족을 생각해서, 지금 이 상황을 타계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는 건 자기 자신을 위한 변명밖에 안 된다.

이기적이고, 존경할 가치도 없다...

 

내 코가 석자라 그런 친정을 도와주지 못하는 나 자신도 심리적으로 불안해졌다.

이런 일이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일 텐데... 나는 아직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나 보다.

 

어제보다 행복해지려고 한 계단 하나씩 하나씩 나아가고 있었는데

오늘은 울적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