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작하는가

 

2023년 2월생인 7개월 아기를 키우느라 정신없던 날이었다.

띠링 문자 하나를 받고 정신이 번쩍!

 

님 빚 있스셈, 근데 등급하락이네?
만기일까지 일부 상환할 수도 있음

 

10월까지 만기인 은행 빚이 있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등급하락이라니... 확인해 보니 농협에서 부여하는 고객 등급이 하락한 것이었다.

 

결혼할 때부터 남편과 돈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지 않았다.

내 월급(300만원)에서 친정 용돈(100만원에서 차츰 줄어서 25만원), 개인 용돈(60만원), 생활비(120~150만원),

아직도 남아있는 학자금 대출(유동적으로 갚아나가기)로 운영을 해왔다.

 

하지만 나에게 나오는 돈이라고는 육아휴직수당(110만원)과 부모급여(70만원), 아동수당(10만원)이 다인데...

물론 한 달에 50~80만원 정도를 적금으로 넣기는 하고 있으나...

'일부 금액 상환'이라는 단어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돈 갚으라는 문자와 더불어, 하루종일 아이와 붙어서 케어를 하는데, 

점점 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희미해져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첫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뿜뿜하고 있는데,

바보같이 유튜브 쇼츠, 인스타 피드, 카카오톡 쇼핑하기를 무의미하게 보고 있는 나를 돌아보자니 이러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도, 날 알고 있는 타인에게도 하지 못한 말들을 적으며, 이 블로그를 앞으로 나만의 대나무숲처럼 운영하고자 한다.